기술직이라고 하면 장비를 다루거나 설계를 한다는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실 거예요. 근데 저는 실제로 해본 일은 그런 게 아니었고, 말 그대로 반복작업이 중심이 되는 생산라인이었어요. 두 달 정도 짧게 체험했던 경험이지만, 그 시간 안에서도 느낀 점이 많았고요. 오늘은 그 현실적인 하루를 기준으로, 기술직의 일과가 어떤 느낌이었는지 정리해보려고 해요.
하루 시작 – 출근과 동시에 반복의 시작
출근 시간은 오전 7시였지만, 방진복으로 갈아입고 장비 점검하려면 보통 6시쯤에는 회사에 도착해야 했어요. 지정된 자리로 이동해서 장비를 확인하고, 필요한 부품이나 자재가 있는지 체크했죠.
제가 맡았던 작업은 어떤 부품을 고정된 순서대로 조립하는 일이었어요. 하루 종일 서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 보니, 정신적으로는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지만, 그게 더 지루하게 느껴졌어요. “이게 몇 번째인지”도 모르게 계속 같은 동작을 하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가는 날도 있지만, 오히려 더 길게 느껴지는 날도 있었어요. 현장에서는 기계 소리와 사람 목소리가 섞여서 꽤 시끄러워요. 처음엔 그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었고, 한마디도 안 하고 하루를 끝낸 날도 많았어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조용히 자기 일만 하는 분위기라면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점심 이후 – 체력과 멘탈의 조합
점심은 정해진 시간에 다 같이 먹었어요. 정해진 라인 멈춤 시간에 맞춰 나가야 했기 때문에, 사무직처럼 자유롭게 먹는 구조는 아니었어요.
오후에는 피로가 슬슬 누적되기 시작했어요. 특히 계속 서 있는 구조라 다리 통증이 제일 먼저 왔고, 발바닥이 아파서 운동화를 깔창 있는 걸로 바꾸기도 했어요.
같은 부품을 계속 손으로 조립하고 포장하는 일이 반복되는데, 이걸 잘하든 못하든 ‘속도’가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그래서 더 조급해지기도 했고, 실수를 하면 눈치 보게 되는 분위기도 있었어요.
정신적으로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버티는 느낌도 있었고, “지금 몇 시지?”라고 몇 번씩 시계를 보는 날도 있었어요. 그게 싫어서 일부러 중간중간에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몇 박스 만들었는지’ 같은 걸 눈에 띄게 적어놓으면서 버티기도 했어요.
짧은 체험이지만 느꼈던 현실들
제가 체험했던 기술직은 흔히 말하는 ‘기술’이라기보단 정말 반복작업 중심의 생산직에 가까웠어요. 정해진 규칙을 지키면서, 빠르고 실수 없이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고요.
물론 이런 일도 필요한 사람이 있어야 돌아가는 구조고, 어떤 분들은 숙련돼서 굉장히 빠르고 정확하게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한테는 반복이 힘들게 느껴졌고, “내가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드는 날도 많았어요.
기술직이라고 해서 다 같은 구조는 아니라는 걸 이 경험으로 알게 됐고, 혹시 기술직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이런 반복작업 중심의 구조도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선택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 글에서는 사무직 하루 일과를 다뤄보려고 해요.
업무 흐름이나 피로도, 분위기 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정리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