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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리뷰 – 기억과 추억이 살아 있는 멕시코 문화

by 이새댁`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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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의 <코코>는 아이들이 보기 좋은 애니메이션이지만, 

그 안에는 멕시코 문화에 대한 깊은 존중과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특히 '죽은 자의 날(Día de Muertos)'이라는 생소할 수 있는 전통을 주제로 삼아,

가족과 기억, 존재의 의미를 따뜻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예전엔 단지 알록달록한 색감의 영화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이번에 다시 보면서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상징들이 더 선명하게 보이더라고요.

죽은 자의 날(Día de Muertos)이란? – 코코 문화 해석의 출발점

코코 공식포스터
<코코> 공식 포스터

 

죽은 자의 날은 멕시코에서 매년 11월 1~2일에 열리는 전통 명절이에요.

이 날에는 세상을 떠난 가족을 기억하고 기리는 의식을 해요.

영화 〈코코〉에서는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미겔이 우연히 죽은 자들의 세계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이 설정이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우리가 평소에 떠올리는 '죽음'과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기 때문이에요.

대부분 죽음을 다룰 땐 어둡고 슬픈 느낌이 많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오히려 축제처럼, 활기차고 따뜻하게 그려내더라고요.

알록달록한 색감과 유쾌한 캐릭터들, 그리고 음악까지 더해지니까,

죽음을 무서운 게 아니라 기억하고 이어가는 의미로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시선이 너무 신선했고,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를 연결하는 문화'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게 느껴졌어요.

그 축제적인 분위기 속에 감춰진 의미를 생각해 보면, 단순한 전통이라기보단 삶과 죽음을 잇는 다리처럼 느껴졌어요.

삶의 끝을 슬픔이나 단절로만 보지 않고,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함께한다는 인식이 신선했고요.

낯선 문화였지만 오히려 그 따뜻한 시선이 우리 정서와도 어딘가 닿아 있었던 것 같아요. 죽음을 기억으로 환대하는 방식이 이렇게까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어요.

코코 속 멕시코 문화 – 기억과 사진이 가진 의미

<코코>에서는 사진이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고 등장해요.

죽은 자들의 세계에서도 계속 존재하려면, 살아 있는 누군가가 그 사람의 사진을 놓아두고 기억해줘야 하거든요.

헥터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진짜 죽음"이었어요.

그건 바로 아무도 자신을 기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하죠. 저는 이 부분이 유난히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물론 지금은 살아가야 할 날들이 더 많고, 매일 무언가에 몰두하며 바쁘게 지내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나중에 누군가 내 이름을, 내 모습이나 목소리를 떠올려줄 수 있을까?’ 하고요.

그게 가족이든 친구든, 혹은 아주 잠깐 스쳐간 인연이라도 말이에요.

우리가 남기는 말, 사진, 음악, 혹은 어떤 작은 장면들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순간만큼은 그냥 하루를 흘려보내는 게 아깝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멕시코 문화에서는 실제로 가족사진과 음식, 꽃 등을 올려두는 제단인 '오 프렌다(Ofrenda)'를 준비한다고 해요.

이 전통이 단순히 형식적인 게 아니라, '기억이 존재를 지속시킨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코 속 멕시코 문화가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사진 한 장에 담긴 기억이 누군가에겐 존재의 근거가 된다는 설정이, 단순하지만 묘하게 오래 남더라고요.

그게 허구라고 해도,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강한 울림을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영화 속 오프렌다 장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찡해졌고,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더 오래 기억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결국 우리가 남기는 건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 누군가 마음속에 남는 어떤 장면 아닐까 싶었거든요.

코코 문화 해석 – 가족과 추억을 연결해 주는 의례

코코를 보면서 가장 따뜻했던 부분은,

결국 가족이라는 존재가 기억과 사랑을 통해 계속 이어진다는 메시지였어요.

이 영화에서 가족은 무조건 함께 있어야 한다거나, 혈연으로만 연결된다는 식의 전통적 개념이 아니고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기억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죽은 자의 날'은 단순한 풍습이 아니라, 이 모든 감정과 의미를 상징하는 의례로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어요.

저는 이걸 보면서 '우리도 누군가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나' 스스로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코코〉는 가볍게 보기 좋은 가족 애니메이션이지만,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면 멕시코 문화의 깊이와 가족이라는 주제를 따뜻하게 풀어낸 장면들이 새롭게 다가올 거예요.

그 안에 담긴 멕시코 전통과 가치관은 어쩌면 우리에게도 필요한 이야기일지 몰라요.

 

그리고 최근에 반가운 소식도 하나 들었어요.

디즈니와 픽사가 〈코코 2〉를 개발 중이라는 공식 발표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9년 개봉을 목표로 한다고 하니

그때쯤 다시 이 세계관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대가 되더라고요.

〈코코〉를 처음 봤을 때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새로운 감정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찾아오길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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