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준비하던 어느 날, 머릿속은 복잡하고 할 일은 산더미처럼 느껴졌어요.
웨딩홀 계약, 드레스 투어, 식순 구성까지 하나하나 신경 쓸 게 많다 보니 점점 지쳐가던 시기였죠.
그러다 마지막 단계쯤, 신부 입장곡과 행진곡을 고르던 중에
라라랜드 OST <Another Day of Sun>을 다시 듣게 됐어요. 그래서 영화도 다시 보게 되었죠.
처음 영화를 볼 땐 그냥 “신난다, 즐겁다”는 느낌뿐이었는데,
결혼 준비에 지친 제게 이 음악은 마치 하루를 환기시켜 주는 활력소 같았어요.
그 뒤로는 한동안 아침마다 이 곡을 틀어놓고 준비할 만큼, 저에겐 큰 힘이 되어주고 아침을 즐겁게 해 준 음악이에요!

라라랜드 오프닝, 현실을 춤추게 만드는 연출
<Another Day of Sun>은 영화의 오프닝을 여는 곡이기도 해요.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꽉 막힌 순간, 모두가 차문을 열고 나와 춤을 추기 시작하죠.
그 장면을 처음 봤을 땐 그냥 뮤지컬적인 연출이라 생각했지만,
결혼 준비 중에 다시 보니 '멈춰진 상황에서도 내가 만들어가는 하루'라는 의미가 와닿더라고요.
아무리 바쁘고 지쳐도, 그 속에서 나만의 리듬을 찾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어요.
더불어 이 장면은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경쾌하게 이끄는 동시에,
현실에 지친 관객에게도 일상의 리듬을 되찾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답니다.
생각해 보면 그 오프닝 장면 자체가 꼭 거대한 무대가 아니어도, 우리 일상 속에서도 스스로 중심에 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차 안에 갇혀 있는 시간을 멈춘 게 아니라, 그 안에서도 음악과 리듬으로 삶을 표현한 모습이 이상하게 위로가 됐거든요. 마치 준비로 꽉 찬 하루 중에도 내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상기시켜 준 장면이었어요.
Another Day of Sun, 신부의 하루를 춤추게 하다
결혼을 앞둔 신부라면 누구나 겪는 게 있죠. 설렘과 긴장, 그리고 살짝은 압박감.
저는 그 모든 감정을 안고 하루를 시작할 때, 이 곡을 들으면서 기분을 전환했던 기억이 나요.
멜로디가 경쾌하고 리듬이 빠르니까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고, 얼굴에도 웃음이 생기더라고요.
이 음악이 꼭 결혼식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지만, 새로운 시작을 앞둔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는 응원처럼 느껴졌어요.
특히 드레스 피팅 가는 날, 이 곡 틀어놓고 기분 업 시켰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요.
결혼 준비라는 게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었는데,
음악 하나로 그렇게 간단히 분위기가 전환된다는 게 참 신기했어요.
가사보다는 리듬 자체가 긍정적인 기운을 주는 느낌이랄까요.
특히 예식 당일이 다가올수록 긴장과 피로가 쌓였는데, 이 음악은 매번 분위기를 바꿔주는 신기한 힘이 있었어요.
누군가에게는 그냥 영화 속 OST일 수 있지만, 저에겐 그날그날을 다르게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작은 의식처럼 느껴졌어요.
그만큼 준비의 무게를 가볍게 덜어주는 감정적인 배경이 되어줬던 것 같아요.
결혼 준비의 하루하루, 나만의 OST가 되어준 곡
미아와 세바스찬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결국 각자의 꿈을 위해 이별을 선택하잖아요.
처음엔 그 결말이 아쉽기만 했는데, 결혼 준비라는 현실을 겪고 나서 다시 보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어요.
서로를 위한 마음은 충분했지만, 끝까지 함께하는 게 항상 최선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이야기인 것 같더라고요.
저도 결혼 준비하면서 지금의 신랑과 작은 다툼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라라랜드를 다시 보면서 괜히 더 공감이 갔어요.
다들 아시죠, 결혼 준비라는 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거요.
예식장 스텝과의 소통, 부모님 의견 조율, 또 신랑과의 사소한 다툼까지. 준비 과정은 물론 설렘도 있지만,
그만큼 감정 기복도 크더라고요. 저희 부부는 그럴 때마다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려고 애썼어요.
그리고 어느 날, 다시 본 라라랜드에서 느낀 게 있었어요.
미아와 세바스찬처럼 우리가 다른 선택을 한 건 아니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이 조금씩 더 깊어졌다는 거예요.
결혼은 사랑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잖아요.
꿈, 가치관, 감정 그 모든 걸 함께 맞춰가는 과정이라는 걸 그 영화를 통해 다시 느낄 수 있었어요.
그 와중에 <Another Day of Sun>은 저에겐 그날그날의 기분을 리셋해 주는 음악이었어요.
들을 때마다 "괜찮아, 오늘 하루도 잘 해낼 수 있어"라는 응원을 받는 느낌이었죠.
비록 입장곡으로 선택하진 않았지만, 결혼식 당일 대기실에서
이 음악을 살짝 들었더라면 더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입장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어요.
이제 결혼을 마친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 그때의 설렘과 분주함이 한꺼번에 떠오르곤 해요.
혹시 지금 결혼 준비 중이시거나,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계시다면 <Another Day of Sun>을 한번 들어보세요.
하루를 조금 더 가볍고 환하게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지금 돌이켜보면, 그 음악이 있었기에 복잡한 감정도 조금은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입장곡으로 직접 사용하진 않았지만, 제 마음속엔 여전히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는 곡이에요.
이 영화를, 그리고 이 음악을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다면, 아마도 인생의 새로운 시작점 앞에서 잠시 숨 고르고 있는 분들일 것 같아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우리 하루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이야기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