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연히 TV에서 <존 윅 1>을 다시 봤어요. 처음 봤을 땐 그냥 멋진 액션 영화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이번엔 시작부터 마음이 울리더라고요. 특히 아내가 남긴 마지막 선물인 '강아지'가 등장했을 때는,
말 못 하는 존재 하나가 인간의 고독을 이렇게까지 표현할 수 있나 싶었죠.
그날 이후 전편을 쭉 정주행 했고, 결국 <존 윅 4>까지 도달했어요. 그리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사랑이야기라고요.
‘개’로 시작된 이야기, 그 감정의 뿌리
존 윅 시리즈는 사실상 '개 한 마리'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예요. 세상에 건드리면 안 되는 게 몇 가지 있다고 하죠. 하나는 존 윅의 개, 또 하나는 리암 니슨의 딸, 마지막 하나는... 까먹었지만 어쨌든 그 둘이면 충분하죠.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존은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녀가 남긴 강아지를 통해 겨우 삶의 의미를 붙잡고 있었죠.
그 존재가 너무나도 잔혹하게 제거됐을 때, 존이 다시 총을 들게 된 건 단순한 복수라기보다,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감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개'는 그저 아내의 유산이 아니었고, 존 윅 자신이 마지막으로 지닌 인간성이었을지도 몰라요.
이 시리즈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일반적인 액션 영화라면 분노가 폭력으로 이어지는 서사를 단순하게 풀어가지만,
존 윅은 그 안에 복잡한 감정의 층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개를 통해 전달되는 '상실'과 '연결', 그 상징성은 관객에게도 묘한 공감을 일으켜요.
누구나 삶에서 소중한 존재를 잃어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존이 총을 드는 그 장면은 단순한 액션의 시작이 아니라, 애도를 표현하는 방식으로도 읽히는 거예요.

영화를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때때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후에야 비로소 진짜 자신의 마음을 깨닫곤 하잖아요. 존 윅도 마찬가지로, 개를 잃고 나서야 자신이 세상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었는지 비로소 느꼈던 것 같아요.
결국 그가 싸우는 이유는 복수 그 자체보다, 다시 한번 무언가와 연결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이 영화가 총격과 액션 이상의 깊은 감동을 주었던 이유가 바로 그 지점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상실의 트리거로서의 존재 — 존 윅을 움직인 진짜 이유
존 윅 4에서도 개는 계속 등장해요. 물론 더 이상 1편의 강아지는 아니지만,
개는 여전히 상징적인 존재로서 화면 속에 머물러 있죠.
영화 내내 총성과 피바람이 이어지지만, 저는 그 와중에도 존이 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인간적인 결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 사람이 아직도 복수를 하고 있는 건, 그게 그냥 폭력 때문이 아니라 사랑 때문이구나' 싶더라고요.
상실의 아픔이 얼마나 깊었으면, 세상 전체를 뒤엎을 만큼 분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감정이 오히려 더 뭉클하게 다가왔어요.
4편에서 개는 단순히 감정의 잔재가 아니라, 존 윅에게 남아 있는 '지켜야 할 이유'로 확장돼요.
이는 인간이 어떤 절망 속에서도 관계와 사랑을 통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서사적 장치가 아니라, 감정의 회복을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개는 존에게 '아직 살아야 하는 이유'였고,
관객에게는 '상실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존재가 아닐까 해요.
영화 속 ‘개’는 곧 존의 감정 그 자체
이 시리즈에서 '개'는 캐릭터로서 기능한다고 생각해요.
말은 없지만, 그 존재 자체가 존 윅의 감정선을 끌어내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 4편에서 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존이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었어요.
그건 ‘아내에 대한 사랑’, ‘다시 느끼게 된 삶의 온기’, 그리고 ‘지켜내고 싶은 마지막 본능’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 같아요.
개는 그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 전체의 정서적 중심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요?
존 윅 4를 단순한 액션영화로만 보기에는, 그 안에 너무 깊은 진심이 숨어 있는 셈이죠.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건데 개는 존의 인간성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더라고요.
1편에서 그 개가 없었다면, 그는 다시 범죄 세계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강아지를 잃은 순간, 그의 감정은 붕괴되고, 그에 따라 행동도 무너졌잖아요.
이처럼 개는 서사의 도구가 아니라, 감정의 물리적 상징으로 기능하는데,
이것이 바로 존 윅 시리즈가 다른 액션 영화들과 다른 점이에요.
총알이 날아다니는 와중에도, 관객이 존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영화를, 액션의 강렬함 속에서도 인간적인 감정선을 느끼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존 윅의 총알과 싸움이 단순히 폭력이 아니라, 내면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려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했거든요.
특히 마음속에 어떤 상처나 아픔을 안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가 보여주는 존 윅의 감정선에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이 시리즈가 전하려던 건 폭력이 아니라, '어떤 상실 앞에서도 우리는 결국 사랑과 연결로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보면,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라, 깊은 울림을 주는 한 편의 위로이자 응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